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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redit 노유래 기자
  • 입력 2022.09.19 11:38
  • 수정 2022.10.24 22:43
  • 댓글 0

[인터뷰] 큐리어드 안태환 대표, "단순 콘텐츠보다 전체적인 게이미피케이션 세계관 구축을 목표"

교육 현장에서는 학습자의 참여를 위해 다양한 제품들이 활용되고 있다. 특히 과거부터 지금까지 '기능성 게임'은 꾸준히 활용되고 있다. 이 '기능성 게임'은 최근 '게이미피케이션'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단순히 제품만을 놓고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자면 전반적인 완성도, 편의성, 접근성은 상향평준화 되었다.

이제 교육 현장에서는 콘텐츠 자체에 집중하는 것보다, 어떤 식으로 선생님과 학생들이 소통할 것인지, 그리고 어떤 식으로 동기를 부여하고, 학습의 재미를 느끼도록 할 것인지가 중요한 과제가 되었다.

교육 게이미피케이션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으며, 또 현장에서는 어떻게 사용되고 있을까? 교육 훈련 분야에서 콘텐츠의 제작과 공유, 그리고 게이미피케이션을 적용한 플랫폼을 서비스하는 곳이 있다.

'큐리어드'의 안태환 대표를 만나 '교육 게이미피케이션'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들어봤다. 

'큐리어드' 안태환 대표

Q. 간단한 회사 소개를 부탁드린다.

큐리어드는 2006년 창립하여 IT 기술 개발과 시스템 통합, 기업용 솔루션 영역에서 성장을 해왔다. 2018년부터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발맞추어 새로운 교육 혁신 사업의 다양한 인프라 구축과 확산을 통해, 2020년 '큐리어드'라는 사명으로 변경했다.

 

 

Q. 에듀테크 분야를 선택한 특별한 계기나 이유가 있는지?

갑자기 선택한 것은 아니다. 교육 관련 사업 분야는 오래전부터 관심을 두고 있었고, 회사 자체적으로도 에듀테크와 연관된 기술력을 천천히 축적해오고 있었다. 에듀테크 분야에 집중하게 된 계기는 HTML5 기반 콘텐츠 저작도구 'XELF'라는 제품을 출시하면서부터다. 'XELF'가 교육 관련 수요자와 공급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본격적으로 에듀테크 분야에 집중하게 됐다.

 

 

Q. 'XELF' 는 어떤 제품인가?

기존의 타사 제품들이 콘텐츠의 간단한 디자인 제작에 집중되어 있었던 반면, 'XELF'는 웹 콘텐츠 자체를 제작하는 툴이다. 제작할 수 있는 콘텐츠는 교육 분야에서 사용할 수 있는 형태와 기능이 포함되어 있다.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하며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Q. 큐리어드에서 현재 서비스 중인 플랫폼은 어떤 것들이 있나?

먼저 소개한 'XELF'는 인터렉티브 커뮤니케이션을 목적으로 한 콘텐츠 제작 툴이다. 'XELF'를 통해 생성된 콘텐츠는 LCMS(Learning Contents Management System, 학습콘텐츠관리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관리 플랫폼 '유클래스'에서 공유할 수 있다. '유클래스'를 통해 제작한 콘텐츠를 공유하거나 협업을 진행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학습자들에게 좀 더 쉽게 배포할 수 있다. 

'라포라포' 플랫폼은 선생님과 학생들이 함께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게이미피케이션을 적용한 서비스다. 현재 이용자 수는 6만 명 정도이며, 8만 5천 개 이상의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

 

 

Q. 각각의 플랫폼은 연계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 것인지, 아니면 독자적인 서비스인지 궁금하다.

'큐리어드'는 'Make', 'Share', 'Participate' 3가지를 목표로 한다.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콘텐츠를 만들고, 공유하며, 또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연계된 플랫폼 서비스를 지향한다. 

이 과정을 하나의 단위형 플랫폼으로 엮는 역할을 수행하려 한다. 단순히 개별적으로 독립된 플랫폼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큰 틀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개별 콘텐츠 자체의 품질이나 일회성 성과보다는 전체적인 '게이미피케이션 세계관'을 구축해가는 기업으로 봐주시면 좋겠다.

 

Q. 게이미피케이션을 적용한 '라포라포'은 어떤 플랫폼인가? 

'라포라포'는 'Participate'를 목표로 한 교육 게이미피케이션 플랫폼이다. '라포(rapport)'라는 뜻은 두 사람 사이의 상호 신뢰 관계를 나타내는 용어다. 올해 5월 말에 출시했으며, 현재 초, 중, 고등학교에서 주로 사용하고 있다. 학교 교육 외에도 공무원 연수, 평생교육, 창업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을 통해 게이미피케이션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라포라포'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활동을 함께 진행하며, 학습효과를 높이고 상호작용과 사회성을 높일 수 있다. 특히, 디지털 환경만을 고집하지 않고, 다양한 오프라인 활동을 연계해 수업을 더 재미있고 풍성하게 만들어 사용자들의 자발적 참여를 끌어낸다. 

수업 과정에서 하나의 공통된 목적을 수행하고, 토론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툴이다. 대표적으로는 '방 탈출 콘텐츠', 야구 게임 기반 '히트앤런', '배틀토론' 등을 활용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다양한 학습 게임을 더 선보일 예정이다.

 

Q. 기존의 '기능성 게임'과 다른 '라포라포'의 차이점이 있다면?

기능성 게임과 게이미피케이션을 비슷하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차이점이 있다. 기능성 게임은 어떤 특정 목표를 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용도로 활용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 과정에서 학습자가 느끼는 재미, 참여를 끌어내는 동기부여 측면이 부족하다. 하나의 정해진 성과나 특정 기술을 습득하는 것이 기능성 게임의 목적이었다.

게이미피케이션은 이보다 범위를 더 넓게 적용할 수 있다. '라포라포'는 기존의 교과 학습 과정에서 다루기 어려웠던 창의성과 상상력에 집중한다. 이를 기반으로 학습자가 스스로 문제해결 능력을 증진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작하고 활용한다. 

기존의 교육 과정에서 진행되는 개별 수업이 서로 연계를 담보할 수 없었다면, '라포라포'는 학습자가 자연스럽게 연계와 추론, 그리고 창의성을 발휘해 확장할 수 있는 교육 방향을 지향한다.

'상호 작용'과 '창의성'을 말씀드리고 싶다. '라포라포'는 디지털 디바이스와 콘텐츠에만 편중되지 않고, 함께 하는 사람과 주변 환경과의 상호 작용을 통해 창의성을 높여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콘텐츠 공급자 중심의 플랫폼이 아니라, 참여하는 주체인 교사나 기타 분야별 전문가가 함께 콘텐츠를 만들어 간 다는 점이 특징적인 요소다.

 

 

Q. 실제 현장에서의 반응은 어떤가? 

초기에는 '라포라포'를 통한 수업을 우려하는 선생님들도 있었다. 그중 하나가 그룹 학습법이다. 하나의 그룹을 만들고 학생들이 퀴즈를 푼다거나 포인트를 쌓는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하나의 과제를 해결하는 활동은 수업 현장에서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그룹 학습의 문제점은 수업 참여도가 높거나,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몇몇 학생 위주로 진행된다는 데 있다. 한두 명의 학생이 주도하고, 나머지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따라가는 형태가 된다. 

'라포라포'는 소외되는 학습자 없이 모두가 참여해야 한다. 성적이 우수하고 뛰어난 학생이라고 해서 혼자서 해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참여자 모두가 같이 의논하고 토론하고 협력해야만 해결할 수 있는 형태다. 활동 중간에는 선생님들과 함께해야 하는 내용도 있다. 함께 간단한 포즈를 취한다거나, 활동적으로 움직여야만 과제를 해결할 수 있다. 몇몇 학생에게만 집중되었던 기존의 방식과 다른 부분이다.

일반 교과 학습과 비교했을 때, 모든 학생이 미션에 참여하고 해결하면서 상호 신뢰 관계를 배운다는 반응을 선생님들에게 듣고 있다. 다양한 퀴즈를 통해 교과 과정을 다시 복습할 수 있고, 활동에 대한 접근과 규칙이 어렵지 않아, 모든 학생이 쉽게 참여할 수 있다는 부분을 좋게 평가해주시는 것 같다.

'라포라포' 플랫폼의 방탈출 게임을 통한 수업
'라포라포' 플랫폼의 방탈출 게임을 통한 수업

 

 

Q. 현재 진행 중이신 특수교육 분야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린다.

지난 8월에 이화여대 특수교육연구소와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특수교육 분야에도 게이미피케이션을 적용할 수 있을까?' 라는 물음에서 시작했고, 특수교육과 관련된 디지털 모델을 개발 중이다.

현재 서울의 특수학교 중 한 곳인 '정진학교'에서 선생님과 함께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적장애 및 지체장애 학생들의 경우에는 장애 스펙트럼도 넓고, 학생들마다 학습의 레벨 수준 편차도 크다. 일반 학습모델을 적용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다. 

무엇보다 특수교육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학습 콘텐츠가 제한적이다. 있다고 해도 대부분은 선생님들이 직접 그 콘텐츠를 제작해서 사용한다. 그러다 보니 특수교육 현장에서는 다른 일반적인 상황보다 학습 콘텐츠에 대한 접근성이 소외되는 경우가 있다.

이런 부분들을 지원하고자 하는 노력의 시작으로 '핑퐁'이라는 콘텐츠를 별도로 추가했다. 특수 아동들이 직업 체험 훈련을 게임처럼 경험해 볼 수 있는 특수 교육 콘텐츠다.

특수 아동을 대상으로 한 대표적인 직업 교육은 '바리스타' 교육이다. '핑퐁'에는 단순히 커피를 내리는 것뿐만 아니라, 카페에서 손님을 응대하거나,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상황에 대처하는 것도 교육에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과정을 실제 현장에서 체험하기 전에 교실에서 비슷한 상황을 구성해 미리 경험해 볼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특수교육 분야 게이미피케이션 플랫폼 '핑퐁'
특수교육 분야 게이미피케이션 플랫폼 '핑퐁'

 

Q. 교육 훈련의 성과를 파악할 수 있는 객관적인 데이터가 필요할 것 같은데?

물론 참여와 플레이뿐만 아니라 객관적인 측정데이터도 중요하다.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은 '큐리어드'가 지금까지 잘해온 영역이다. 현장의 요구사항을 분석해서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구체적인 성과나 피드백 부분은 회사에서 단독으로 진행하기가 어렵다. 이런 부분을 이화여대 특수교육연구소와 협력해서 진행하고 있다. 상호 협력을 통해 제품 콘텐츠의 기획과 개발, 그리고 이를 통한 실증과 결과를 잘 분석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들고자 한다. 

다른 분야도 크게 다르지 않겠지만, 교육과 관련해서는 콘텐츠나 서비스 제공에서 기회 요소에 어려움이 많다. 특히 공교육의 경우에는 우리가 마음대로 시범 운영을 해볼 수 없다. 학생이나 선생님을 실험 대상으로 쓰는 거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가장 어려운 부분이다. 결과를 정량적으로 수치화해서, 이를 제시할 수 있으면 가장 좋겠지만 이는 현실상 어렵다. 특수 교육 분야는 더 어렵다. 평가 기준을 정할 수도 없고, 평가 대상 역시 다양하기 때문에 결과도 다양하다. 이에 맞춰 적용할 콘텐츠 역시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Q. 앞으로 어떤 사업을 진행할 예정인지?

'큐리어드'의 기술적 역량은 충분히 입증되었다고 생각한다. 이를 게이미피케이션 플랫폼으로 묶어 확장하는 것이 목표다. 학교 중심의 교육을 시작으로 기관이나 기업 등 HR SaaS 형태의 직무교육 분야에도 활용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개인정보보호위원회'와 함게 진행 중인 광고 홍보 기반의 게이미피케이션 앱 '위키즈'도 준비하고 있으며, '핑퐁'과 같은 특수교육 콘텐츠를 더 확장해 나가서 디지털 치료 영역까지 서비스를 확대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을 부탁드린다.

필즈상을 수상하신 허준이 교수님 인터뷰 내용 중에 '근자감' 이야기가 있다. 사실 '근거 없는 자신감' 자체가 과거에는 굉장히 위험한, 부정적인 단어로 사용됐다. 

하지만, 지금의 학습 현장에서 이 근자감은 중요하다. 학습활동에서 자존감이 떨어지고, 자신감이 없어 소극적인 아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런 아이들이 학습과 관련된 내용에 적극적으로 사고하고, 행동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하지만 이런 자신감을 키우는 것은 단순히 누군가 도와주고 이야기해준다고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결국에는 본인 스스로가 그 마음을 갖고 경험해봐야 한다. 

이때 외부의 자극이 필요할 수도 있다. 기회의 요소나 특정 상황으로 자신감을 느끼고 깨닫는 과정이 필요하다.  '큐리어드'는 게이미피케이션 기술과  IT기술을 통해 이런 자신감과 자존감을 키워주고 싶다.

학생들뿐만 아니라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사람 관계, 대인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도 우리 제품들이 자극제가 될 수 있는 형태로 발전시키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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